나무사이로를 운영하는 배준선씨는 이 곳을 처음 찾았을땐 조금 망설였다고 한다. 너무 오래된 건물이기도 했고, 안채는 너무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기 때문. 하지만 8년동안 정든 동네를 떠날 수가 없었다. “2013년 9월까지 나무사이로는 지금 건물의 건너편에 있는 경희궁의 아침 2단지 상가 내에 있었어요. 가게를 비워달라는 집주인의 요구로 근처의 집을 찾다가 이곳을 소개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집이 너무 낡았고 관리가 전혀 안되어 있었던 터라 망설였었어요. 하지만 8년 반 동안 머물던 동네를 떠나기도 힘들더라고요. 일 년간 동네에 집 찾느라 참 많이 헤맸습니다. 쉬운 일이 아니었죠. 결국 인연이었던 것인지 우여곡절 끝에 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건물은 1961년에 지어졌다고 해요. 지금 카페 자리는 최근 30여년 동안은 세탁소였던 곳이고요. 앞 칸은 세탁소였지만 안채는 최근 십여년 동안 거의 사용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일하다 보니 조금 낡았지만 소박한 것이 나무 사이로의 컨셉과 잘 어울리는 건물인 것 같아요. 품위 있는 소박함이 깃들인 카페를 만들자는 우리의 생각와 잘 맞았다고 생각해요.”모든 것을 포용해줄 것만 같은 고즈넉한 한옥의 모양새만큼, 나무사이로는 다양한 사람들을 수용하고, 많은 일들이 열리는 공간이다. “오시는 분들께 정다운 곳이 되었으면 하죠.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살면서 가꾸어가려고 해요. 집을 찾는 것도 어려웠지만, 30년을 관리하지 않은 집을 다시 꾸미는 것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와 생각하니 다시 돌아가고 싶어요. 집을 만났던 그 때로요. 천천히 공부하면서 서두르지 않고 찬찬히, 그 집을 오가는 사람들과 일하는 우리들의 움직임에 대해서 더 고민하여 더 나은 동선을 이끌어내고 싶은 마음이에요. 지금의 모습은 플럭스 컴퍼니의 도움을 받았어요. 전부터 ‘보통’ 이라는 카페를 너무나 좋아했었는데, 그 곳의 인테리어를 담당한 분들을 소개받았어요. 건물이 한옥인 것을 보시고는 많이 건드리지 말자고 얘기하시더라고요. 사람들이 지나다니다 한옥이 정겨워서 찾으러 올 수 있게끔 말이에요.”“카페라는 공간에서는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지요. 그 가능성을 열어놓고 싶습니다. 한번은 노래를 부르는 친구들이 카페 안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기도 했어요. 앞으로 특별한 일들이 많아지겠죠? 한옥 마당에 노천 공연장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도 있었어요. 잘 보시면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있는 계단들이 객석으로도 쓰일 수 있도록 놓여있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거에요. 막연히 공연장으로 사용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였기 때문에 객석으로서 정말로 괜찮게 고안되지는 못한 것이 아쉽지만요. 앞으로 나무사이로는 한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차차 만들어져 갈 거에요. 익숙해져가며 천천히 공간들을 발견해 나가고 싶어요. 지금도 공간들이 많거든요. 옛 대문간, 다락방, 화장실로 드나드는 좁은 길. 스태프들과 공간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여주자고 이야기하고 있죠.” 금방 사라지는 공간이 아닌, 오래된 건물만큼 앞으로 오랫동안 운영하며 자연스럽게 조금씩 갈고 닦아 동네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를 바라고 있다. “앞으로는 손님들이 이 동네에는 나무사이로가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예전 동네마다 꼭 있었던 가게나 상회 같은 곳이랄까요. 이 곳에 20년, 30년 나무사이로가 항상 자리하며, 지금을 갈고 닦는 아름다움을 가졌으면 해요.” – 본 저작물은 2014년 오픈한 YWP:잎 서비스의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하였습니다.
지금을 갈고 닦는 아름다움
나무사이로
TRIP
INFO
COLOPHON
서울의 평범하고 오래된 집을 무대로 느슨한 감성의 공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나의 목적을 강요하지 않고 다양한 사건과 상황을 유연하게 담으려 행동과 행동 사이의 경계가 흐릿한 우리의 본래 모습을 허락하는 공간들. 다른 무엇이 되지 않고 자기의 모습에 충실할 수 있는 이 곳을 근거로 그 동안 익숙했던 역할과 사건, 사물과 공간의 여지를 발견하고 저마다 매일의 방법을 재생해나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YWP:잎 서비스는 이곳을 작은집 삼아 기분에 따라 즐겨 찾으며 자기다움을 누리고자하는 당신을 돕고자 합니다. 의미있는 재생의 근거가 되고 있는 작은 집들을 찾아 그 장소의 기분을 이르는 말과 함께 개개의 당신에게 안내하는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매일의 장소와 이야기를 안내하는 YWP : 잎 서비스와는 조금 다르게 이:웃 에서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집과 함께 동네의 매력을 만들어가고 있는 의미에서, 집은 아니지만 집처럼 편안함과 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삼시옷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유주택과 같이 제공하고자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