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과 우발의 나이테, 남대문시장

어디에서 시작하고 끝이 나는 것인지도 모호한 드넓은 영역 속, 수많은 인파와 상품과 건물들을 앞에 두고 막막한 기분이 앞섰지만, 오래된 골목 속 맛집들, 지하 수입상가, 부르뎅 아동복과 같은 재미있는 연상들이 가능한 남대문 시장은 한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서울의 확장과 도시 기능의 분산, 이주민의 정착, 서구식 근대도시계획의 무리한 추진, 소비와 유통구조의 진화와 같은 현대 서울의 다양한 역사의 발견으로 이어지는 사연의 보고와 같은 곳이었습니다. 그 사연은 때로는 개발과 계획의 형태로, 때로는 우발의 형태로 모습을 드러내며 시장의 경관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각종 무허가/허가 침투, 도촬, 실측과 도면의 드로잉은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과 송재욱, 정평진과 코넬대학교 건축학과 오지영이 맡아 수고해 주었습니다. 파격적인 느낌의 최종 도판의 컬러링과 레이아웃은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김시내가 맡아주었습니다. 거침없는 탐구심으로 무장한 젊은 인턴들의 에너지 덕에 무사히 실측조사를 마칠 수 있었고 역시 젊음이 좋긴 좋다는 사실을 실감하기도 했던 삼십대의 삼시옷입니다.

DATE

2013.10

CLIENT

서울역사박물관

ROLE

지역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