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앞 산울림 소극장을 지나 조금만 더 걷다보면, 황폐하게 남아있는 경의선 폐철도 부지를 바라보며 서있는 창이 큰 건물을 볼 수 있다. 그 건물의 맨 위, 햇살이 잘 드는 곳에 이로씨는 독립출판 전문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저기 놓여있는 알록달록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책, 포스터들과 햇살이 밝게 비춰주는 단순한 흰 벽이 대비되어 물건이 많지만 깔끔한 인상을 준다. 특히 세 면에 나있는 큼직큼직한 창문들과 영화에서나 봤음직한 삼각형 모양의 붙박이 책꽂이는 공간을 더욱 특별하게 해준다. 이 곳의 주인 이로씨는 저 삼각형 모양의 붙박이 책꽂이 때문에 이 공간을 선택했다고 한다. “한참을 찾아 헤멨어요. 인디문화라고 하면 떠올리는 축축한 반지하나, 음지 분위기에서 탈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예쁜 세모난 지붕에, 탁 트인 전망, 깔끔한 분위기의 장소를 구하자 마음먹었어요. 어차피 힘들거, 우리가 꿈꿔왔던 것을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이었죠. 부동산 중개소 여러 곳을 다니면서 세모난 지붕을 가진 꼭대기 층을 찾아다녔는데요, 그런 집은 흔하지가 않아 헛수고하기 일쑤였죠. 그러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하루는 이 건물 1층에서 가게를 하는 지인에게 자리 찾기가 힘들다고 푸념을 하러 왔다가 마침 새 임대인을 구하던 이 곳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이 곳은 원래 주거 겸 사무실의 용도로 만들어진 곳이라고 한다. “애초에 어떤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공간을 다른 목적에 맞게 재구성해 사용하려니 난관에 부딪혔었죠. 저는 원래 차가운 느낌의, 단순한 공간을 좋아하지만 누군가 책을 보며 머물게끔 하는 공간은 그런 분위기여선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곳의 분위기는 들어오는 책들의 분위기에 좌우되곤 해서, 매대의 배치와 책의 보관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고민하곤 합니다. 외부에서 보기엔 그냥 책 편집 매장같아 보이지만, 소규모 독립출판은 책의 수량이 많지 않고, 얼마만큼의 책이 어떤 형태로 들어올지 예상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 일관된 분위기의 편집 매장을 꾸리기가 쉽지 않은 면이 있어요. 그러다보니 계속 시행착오를 하고 있는 느낌이지만, 사람들이 오래 머물 수 있는, 따듯한 공간으로 꾸려가려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벌써 서점을 운영한 지 5년이 되었다. 같은 홍대앞이지만 복잡한 길이 아닌, 조금 더 외진 곳에서 작은 책들을 파는 곳. 처음 오는 사람들은 찾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길을 헤매고 5층까지 계단을 걸어올라오는 고생을 하더라도, 이 공간 안에 들어오는 순간, 그간의 짜증과 피곤은 눈녹듯 사라질 것이다. “고생스럽고 힘든 길의 끝에 나타나는 높은 천장의 공간과, 홍대에서 경험하기 힘든 시원한 이런 전망은 이 곳까지 와주신 분들께 드릴 수 있는 감성적인 선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본 저작물은 2014년 오픈한 YWP:잎 서비스의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하였습니다.
환하게 비주류가 머무는 집
유어마인드
TRIP
INFO
COLOPHON
서울의 평범하고 오래된 집을 무대로 느슨한 감성의 공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나의 목적을 강요하지 않고 다양한 사건과 상황을 유연하게 담으려 행동과 행동 사이의 경계가 흐릿한 우리의 본래 모습을 허락하는 공간들. 다른 무엇이 되지 않고 자기의 모습에 충실할 수 있는 이 곳을 근거로 그 동안 익숙했던 역할과 사건, 사물과 공간의 여지를 발견하고 저마다 매일의 방법을 재생해나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YWP:잎 서비스는 이곳을 작은집 삼아 기분에 따라 즐겨 찾으며 자기다움을 누리고자하는 당신을 돕고자 합니다. 의미있는 재생의 근거가 되고 있는 작은 집들을 찾아 그 장소의 기분을 이르는 말과 함께 개개의 당신에게 안내하는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매일의 장소와 이야기를 안내하는 YWP : 잎 서비스와는 조금 다르게 이:웃 에서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집과 함께 동네의 매력을 만들어가고 있는 의미에서, 집은 아니지만 집처럼 편안함과 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삼시옷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유주택과 같이 제공하고자 합니다. |
놀러갈 수 있는 동네병원
마포구 연남동 224-37
만듦새가 좋은 물건
마포구 서교동 330-3 3층
밀도있게 다져나가는 작업실
종로구 옥인동 47-32 3층
환하게 비주류가 머무는 집
마포구 서교동 326-29